​ ​ 포천 백운계곡 글램핑 후기

여행

포천 백운계곡 글램핑 후기

2021. 5. 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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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누구나 갑자기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이 날 역시 그러했고 주말에도 출근을 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짐 싸 떠난다"

"응? 어딜떠나? 알겠어 나갈게"

황당한 통화내용이다. 어디갈줄알고 알겠다는거지?
그도 그럴것이 연애 할 적에 갑자기 차에 타라 해놓고는
2박, 3박 강원도든 인천이든 그냥 막 떠나버리는 무자비한 커플이었다.
심지어는 오토바이 탈 때 여의도 벚꽃 구경 갈 것처럼 타라 해놓고 강화도로 직행 한 적도 있다.
헬멧이 하나여서 나만 쓰게 되었는데 도착하니 아내의 코에서 석탄가루들이 나왔다.
터널 몇 군데 지나오면서 공기청정기마냥 흡입한듯 하다.
얼굴은 쌔까매져서 뭐 이런놈이 다있지 하는 표정을 보니
미안하면서도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출발 전 지도를 보며 안 가본 곳을 찾는데 이제는 북한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갈 곳 없을 때는 캠핑이다.

토요일이다 보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진짜 캠핑을 온 듯한 축제의 분위기에 너무나도 감격적이었다.
코로나 이 후 다들 잘 살고 있었구나. 반갑습니다 동지들.

도착 후 관리소에 체크인을 하러 갔다.
우리는 회를 사갔기에 숯불은 안한다 했지만 필수장작을 구매를 해야 한다 했다. 이 점이 조금 황당했지만 예약사이트를 보니 필수라고 적혀 있긴 했다. 미리 문자나 전화로 공지해 주었으면 어땠을까 했다. 기분은 조금 상했지만 분위기가 좋았기에 그냥 사자해서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허나 문제가 생겼다. 불을 붙이려는데 도저히 안붙는거였다. 도착하고 한 시간 동안을 주변 낙엽까지 쓸어 모으면서 붙여보았지만 붙을 생각을 안했다. 그 모습이 불쌍했는지 옆 텐트에서 신비의 묘약을 주셨다. 바로 이 것.



매점에서 팔던 것이었는데 장작세트에는 없는 물건이다. 이것도 좀 껴서 파시지...
이 아이템은 무조건 사시길 추천한다. 방송에서는 야생에서도 잘만 붙이던데 현실은 달랐다. 그렇게 날린 한시간...



불이 붙고 나서는 동네에서 사 온 회와 먹거리를 섭취하기 시작했다. 밤하늘의 , 피어오르는 을 보고 있자니 평온함과 행복감이 찾아왔다. 서울에서만 살아 온 나는 명절 때마다 시골로 가는 친구들이 부러웠었다. 커서는 서울을 벗어나지 않는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알았지만 그 때는 그랬다. 그래서인지 시골에 대한 그리움과 환상이 있다.

컵라면을 사가기는 했지만 뭔가 아쉬워서 가지고 간 냄비를 올려놓고 라면을 끊이기 시작했다.

화재난게 아니다.





위기가 너무 좋아서 장작을 추가로 구매했다. 그렇게 하나 둘 남아있던 사람들은 자러 들어가고 마지막에 아내와 단 둘이 있는데 아이들을 재우고 산책 나온 노부부마냥 편안한 시간들이었다.

불 앞에서 경건해진 아내

 

화장실과는 먼 곳에 배정받아 다녀오는데 조금 불편함이 있었지만 시설은 깨끗한 편이다. 그리고 난로나 난방하는데 추가비용이 없다는게 마음에 들었다. 주차도 바로 옆에 할 수 있다.
다음에는 친구 커플과도 함께 가고 싶은 곳이다.
무엇보다 을 좋아하는 아내가 밤하늘을 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그것만큼 좋은게 없다.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272-5 포천 백운계곡 캠핑장

 

14시 입실 11시 퇴실
주말기준 커플동 9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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